저탄소 녹색성장

시카고시청

keesan 2008. 10. 3. 20:09

초고층 건물로 둘러싸인 미국 시카고 시청사 옥상은 특별하다. 회색 콘크리트여야 할 옥상 바닥이 온통 시원스러운 녹색 풀밭이다. 리처드 댈리 시장이 2001년 환경보호 차원에서 도입한 ‘그린 루프 (Green Roof·사진)’다. 시 관계자는 “15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고, 새집과 벌집 등도 있어 동물들의 서식처 역할도 한다”고 밝혔다.

그린 루프는 미관상으로만 좋은 게 아니다. 무엇보다 건물 옥상을 덮은 풀밭은 여름철 폭염을 막아준다. 한창 더울 때면 그린 루프가 설치된 시카고 시청 옥상의 표면 온도가 최고 섭씨 70도까지 올라가는 주변 건물보다 14~44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.

반대로 겨울에는 실내 난방열이 밖으로 새 나가는 것을 막아준다. 비가 오면 옥상에 떨어지는 강수량의 최고 75%까지를 그린 루프가 머금어 물난리를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. 이 밖에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산소를 배출하며 공기 청정기능도 있다.

시카고 시 당국은 다기능 그린 루프를 확산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. 우선 소방서·경찰서 등 공공건물 옥상부터 풀밭으로 바꿨다. 아울러 그린 루프 기금을 만들어 건물 옥상을 바꾸려는 개인들에게 금전적 지원도 하고 있다.

[20080604 중앙일보]